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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설 개봉영화의 승자는 황정민, 엄정화 주연의 '댄싱퀸'이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논란을 몰고온 석궁테러사건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은 2위를 차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게 되는 황정민의 아내 엄정화가 새로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 댄싱퀸의 멤버인 것이 밝혀지면서 타 후보들에 집중적으로 공격받게 되지만 두 부부의 꿈은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담은 코메디 영화인데요.

어떻게 보면 뻔하디 뻔한 영화지만 설 개봉영화중에서 이 영화가 승자가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인것 같네요.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고 하지만 서로의 갈등은 봉합되고 해피엔딩. 한국영화의 전형적인 흥행공식을 따르는 이런 영화가 명절때 흥행하지 않는다면 어떤 영화가 흥행한단 말인가요. 


게다가 초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점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초등학교때 짝으로 처음 만났다가 헤어지고 대학생이 되고 난후 엄정화가 황정민을 치한으로 오해, 경찰서에 끌고갔다 초등학교 동창인걸 알게 되면서 사귀게 되고 야밤에 우연히 데모현장을 지나다 황정민이 곤봉에 맞아 쓰러지면서 코가 꿰인 엄정화는 황정민과 결혼하게 되고.

이후 애를 낳고 어렵사리 황정민이 사법고시 패스하고 변호사 개업하고 그리고 서로에 어느 정도 싫증이 나게 되는 시점에서 황정민은 지하철에서 등떠밀려 술취한 행인을 구하면서 언론에 화자되어 민진당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되고 엄정화는 슈퍼스타 K3에 나갔다 90년대 엄정화를 눈여겨 보았던 대박기획 실장님에 다시 픽업되어 아이돌을 준비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숨돌릴틈없이 진행되니. 

영화 '댄싱퀸'은 제목도 그렇고 초반 엄정화가 슈퍼스타K3에 출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댄스가 위주가 된 영화, 엄정화의 뮤지컬 영화로 오해하시기 쉽습니다만 오히려 그쪽은 양념이고 황정민의 정치 영화쪽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고나서 어린 시절 잊고 있었던 꿈에 대한 도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대통령이 꿈이었던 황정민은 우연히 잡은 서울시장 후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며 역시 어린 시절 댄스 가수가 꿈이었던 엄정화는 원래 멤버의 임신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차지하려 불철주야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황정민의 아내 엄정화가 곧 데뷔를 앞둔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상대 후보들은 이 사실을 언론에 유포, 황정민 후보를 공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춤바람난 자기 아내도 제대로 못다스리는 사람이 천만 서울시민을 다스릴수 있겠냐면서. 

남편은 아내에게 가수로서의 꿈을 접으라 하지만 아내 역시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결국 둘은 각자의 꿈을 위해 노력하기로 하고 황정민은 민진당 서울시장 후보를 뽑기 위한 최종 결전이 치뤄질 전당대회장을 향합니다. 


영화 초반 스텝 이름 중에 보니까 '해운대' 윤제균 감독 이름이 보이더군요. 알고보니 엄정화씨랑 영화 '해운대' 찍을때 내놓은 아이템이라는데요. ←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감독님은 영화 '방과후 옥상', '두얼굴의 여친'을 감독하신 이석훈 감독님이십니다. 

윤제균 감독. 인터넷상에선 욕을 좀 들어먹으시는 것으로 아는데 - 강우석 감독같은 분도 욕을 먹는게 인터넷의 현실이니까 뭐 그러려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나 제임스 카메룬 감독은 욕 안먹으려나. 어차피 대한민국 인터넷은 예수도, 부처도 욕을 먹는 것을 피할수 없는게 현실이니까. -_-;; - 확실히 윤제균 감독의 상업적인 감각은 탁월해요. 대중을 움직이게 하는 어떤 힘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윤제균 감독의 느낌이 들어가선지 영화가 좀 덜컹대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영화가 매끄럽다기보단 재미난 부분을 위해 흥행 요소를 여기저기서 따온 느낌이랄까요. 영화 초반에 엄정화가 황정민을 치한으로 오해하는 부분은 영화 '색즉시공'이 떠오르고 역시 영화 초반 격렬한 시위 장면에서 팝송 '할렘 디자이어'가 흐르는 부분은 영화 '써니'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또 지하철에서 행인을 구한 직후 팬티 바람으로 기자들을 맞게 되는 것은 영화 '노팅힐'을 그대로 가져온듯 보이고요. 전체적으로 영화는 창의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괜찮았다면 황정민, 엄정화 두 배우가 가지는 어떤 저력, 힘 때문일 겁니다. 무엇보다도 엄정화씨. 영화의 매력의 대부분은 딴따라 엄정화씨에게서 옵니다.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연기이기도 하고 또 그녀의 실제 삶과 겹쳐져 있는 부분이기에 영화가 힘을 받죠.

게다가 황정민씨. 설경구씨, 류승범씨가 양아치 연기의 달인이라면 황정민씨는 띨빵한 연기의 달인이에요. 고대 법대 출신에 사법고시까지 패스한 변호사이면서도 그다지 영리하지 않고 딱히 정의감에 불타는 캐릭터도 아니지만 그냥 상식적으로 적당한 선에서 선을 행하려 하는 인물이죠. 자신의 속물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상황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고민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있어 대한민국에서 황정민씨보다 더 좋은 배우를 찾기는 아마 어려울 겁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거진 마지막, 전당대회에서 황정민의 마지막 대사가 참 좋았습니다. 당내 가장 강력한 조직을 가진 김민제 후보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들먹이면서 가족을 못 다스리는 이가 서울 시민을 다스리겠냐" 하자 "가족은 다스리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꿈을 꾸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서울 시민도 지도하고 다스릴 존재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야 할 존재입니다" 하는데, 별것 아닌 이야기지만서도 참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닐수 없더군요. 황정민은 이 대사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아내가 몸담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곧 데뷔할 가요무대 공연장을 찾습니다만 아마 경선 결과는 안보더라도 누구나 누가 이겼을지 대충 짐작이 가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적은 이야기만 읽어보셔도 대충 아시겠지만 영화는 뻔히 알만한 그런 내용에 그냥 그런 결론을 취하고 있고 뻔한 신파극입니다. 하지만 괜히 세련된 척 하면서 색다른 결말을 보여주려다 실패하는 것보단 잘만든 뻔한  내용이 계속해서 재미있을수 있다는 것을 여전히 느끼게 해주는 그런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P.S)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1주일에 영화를 1편 보는 분이나 1달에 영화를 1편 보시면서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으시는 분이 '댄싱퀸'이 낫냐, '부러진 화살'이 낫냐, '페이스메이커'가 낫냐, 아니면 '장화신은 고양이'가 낫냐 물어보실수 있어요. 

글쎄요. '페이스메이커'는 제가 못봐서 뭐라고 설명을 못드리겠고. 적당히 가벼우면서 웃고 울고 해피엔딩의 영화를 찾으신다면 이 영화 '댄싱퀸'을 추천드리겠고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다든지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으시다든지 하신 분들에게는 영화 '부러진 화살'을, 애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장화신은 고양이'를 추천드리겠습니다. 

근데.. 너무 인터넷 입소문에만 의존하지 마시고요. 간만에 코에 바람좀 넣으시면서 극장 나들이 하신 김에 가서 영화 전단지 훑어보시고 영화관 분위기 느끼시면서 영화를 고르시는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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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댄싱퀸 - 정치계와 연예계 향한 한국형 블랙 코미디

    Tracked from 영화중독자 칼슈레이 : 손 끝으로 보내는 당신을 향... 2012/01/27 12:33  삭제

    [댄싱퀸, 2012]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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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altong.tistory.com BlogIcon 날치기통과 2012/01/25 1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재가 참 독특하네요 ㅋㅋ 황정민과 엄정화 이번영화로 다시 커플연기보여주는것같네용ㅋㅋ 황정민씨 정말 연기파배우죠 ㅋㅋ 그저 바라보다가 이 드라마도진짜 재밋었는데 ㅋㅋ

    글고 "서울 시민도 다스리는 존재가 아닌 함께 나아가야할 존재.." 참 감동적인 대사네요.^^

    • Favicon of http://thinkdifferent.tistory.com BlogIcon 시렌 2012/01/25 1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황정민씨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둘째치고 엄정화씨가 슈퍼스타k3에 나간다는 시놉시스를 들었을때 이 영화는 보나마나 망하겠구나 짐작했습니다.

      요즘 아이돌이 죄다 10대 후반이고 20대 중반만 되어도 노장 소리를 듣기 쉽상이건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가정주부가 그런 프로그램에 나간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차라리 주부가요열창이나 나가던가 하시지 했는데, 왠걸.

      슈퍼스타k3에선 예선에서 그냥 떨어지는데 젊을적 엄정화를 가수로 데뷔시키려 했던 기획사 실장님을 만나 가수로 데뷔한다는 설정이더군요.